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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놀이가 중요한 이유: 감각통합의 첫 단추

by 개굴09 2025. 6. 24.

여러분의 아이는 모래놀이를 좋아하나요? 캠핑을 가거나 심지어 카페에서도 모래놀이를 할 수 있게 해놓은 장소들이 요즘에 많습니다. 아이들도 모래를 보면 일단 거기에 앉고 끄적일것을 가지고 와서 놀이를 시작하곤 합니다. 저희 첫쨰는 물까지 받아와서 여러가지 길을 만든다고 건축가처럼 온힘을 다 쏟고 놀아 옷이 모래밭이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이런 모래놀이는 아이의 발달을 위한 놀이중 깊이 있는 효과를 가진 활동입니다.특히 감각통합에 있어서 모래놀이는 그야말로 ‘첫 단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모래놀이가 감각통합에 효과적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놀이를 진행하면 좋을까요?

감각통합의 핵심, 모래를 만지는 경험

감각통합은 아이가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고 이를 뇌에서 적절히 조절하고 조직하는 과정입니다. 이를 통해 아이는 주위 환경에 잘 적응하고, 집중하거나 사회적 관계를 맺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 감각통합 능력은 다양한 감각 자극을 경험하면서 발달하게 되는데, 모래놀이는 바로 이러한 다양한 감각을 한꺼번에 자극하는 데 탁월한 놀이입니다. 모래는 입자감이 있고, 건조할 때와 젖었을 때의 질감이 다르며, 손으로 움켜쥐고 흘려보낼 수 있는 다양한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아이의 촉각, 고유수용감각(근육과 관절의 움직임 감각), 그리고 때로는 전정감각(몸의 위치와 균형 감각)을 자극하게 됩니다. 치료 현장에서 모래놀이가 자주 활용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감정 조절과 상상력의 놀이터

모래놀이는 단순한 감각 자극을 넘어서, 정서적인 안정에도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는 모래 위에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면서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고, 무의식적인 긴장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말을 통한 표현이 어려운 유아나 감정조절이 어려운 아이에게 모래놀이는 ‘표현의 도구’가 됩니다. 심리상담 현장에서도 종종 “모래상자 놀이치료”를 활용합니다. 이는 아이가 자기 이야기를 모래 위에 표현하여 자신의 세계를 안전하게 탐색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입니다. 놀이치료 전문가들은 이 과정을 통해 아이의 내면을 파악하고, 감정의 흐름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개입합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모래놀이 방법

건조 모래와 젖은 모래 번갈아 만져보기 아이가 두 가지 감각을 비교하면서 스스로 감각적 차이를 느껴보도록 합니다. ‘어떤 느낌이 좋아?’, ‘이건 따뜻해, 차가워?’ 같은 말로 유도하면 좋습니다. 조그만 장난감이나 구슬을 모래 속에 숨기고 찾게 하는 모래속 보물찾기도 해보세요. 아이는 촉각을 집중해서 사용하게 되고, 집중력도 함께 자극됩니다. 물과 모래를 함께 사용하는 조형 놀이 모래로 성을 쌓거나 터널을 만드는 놀이를 통해 손의 협응력과 창의력을 동시에 길러줍니다. 감정 놀이도 접목할 수 있습니다. “기분이 나쁠 땐 이 모래를 꾹꾹 눌러봐”, “기분이 좋을 땐 샤샤샥 흘려보자” 같은 식으로 감정 표현을 연결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모래놀이 후, 아이의 반응을 어떻게 봐야 할까?

모래놀이를 마친 뒤, 아이의 얼굴 표정과 몸의 긴장도, 말투와 행동을 관찰해보세요. 감각통합이 잘 이루어졌을 경우 아이는 놀이가 끝난 후에도 안정된 표정을 짓거나, 이전보다 집중이 높아지고, 말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놀이 중 과하게 흥분하거나, 모래를 피하거나, 반복적으로 한 가지 동작만 지속할 경우에는 특정 감각에 대한 민감성이나 회피 경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억지로 감각을 밀어붙이기보다는 아이의 속도에 맞춰 감각을 천천히 접근시켜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모래의 감촉을 불편해한다면, 처음엔 장갑을 끼고 놀이하게 하거나, 곡물(쌀, 콩 등)과 같은 더 부드러운 질감에서 시작해 점차 모래로 넘어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부모의 개입: '지켜보는’ 태도가 가장 큰 개입

모래놀이는 자유롭게 펼쳐지는 창조의 시간이기 때문에, 부모는 직접적인 지시보다는 관찰자이자 지지자의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에게 “어떤 걸 만들까?”, “왜 그렇게 했어?” 같은 질문보다는 “아, 이런 모양이 생겼구나!”, “오, 손이 바쁘게 움직이네”와 같은 묘사 중심의 반응을 해주세요. 이는 아이의 자율성과 자기 표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감정과 생각을 언어로 정리하도록 도와줍니다.

연령별 추천 모래놀이 활동

24~36개월: 손으로 쥐기, 흘리기, 퍼 담기 등의 단순 감각 놀이

4~5세: 간단한 틀(컵, 몰드) 이용해 모양 만들기, 숨은 물건 찾기

6세 이상: 이야기 짓기(예: 모래성 왕국 만들기), 사회놀이(친구와 함께 역할극)

               연령이 올라갈수록 감각 자극 → 창의 표현 → 사회적 놀이로 확장할 수 있도록 구성합니다.

마무리하며

모래놀이는 단지 모래를 만지는 단순한 활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이의 감각 발달은 물론, 감정 조절 능력, 자기표현력, 사회성까지 아우를 수 있는 ‘복합 발달 놀이’입니다. 혹시 아이가 모래를 만지는 것을 부모가 싫어하는 경우는 없으시겠죠? 아이가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부모는 없으시겠죠? 스스로 경험을 하기 어려운 아이들은 부모가 그 길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스스로 경험을 하는 친구들은 부모가 그 깊이를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특별한 도구가 없어도, 집 근처 놀이터에서, 작은 플라스틱 통 하나만 있어도 시작할 수 있는 이 놀이가 아이에게 주는 의미는 매우 큽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아이가 자기 감각을 믿고 세상을 탐색하는 첫걸음을 모래 위에서 안전하게 내디딜 수 있도록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