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혼자 놀고 싶어.”
“아빠, 이거 같이 해보자!”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상반된 모습을 생활 안에서 보여줍니다. 혼자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면 언제 이렇게 컸는지 기특하고, 조금의 쉬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는 편안함이 느껴지다가도 ‘이렇게 혼자 놀게 해도 되는 걸까?’ ‘내가 상호작용을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또는 늘 같이 무엇인가를 해달라는 아이를 보면서 ‘이제 혼자 놀이를 할 수 있을 때도 되었는데..’ ‘너무 의존적인 아인 것은 아닐까?’ 라는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부모는 항상 고민합니다..
‘혼자 잘 노는 아이가 더 독립적인 걸까?’, ‘아니면 부모와 많이 노는 게 더 좋은 걸까?’
정답은 어느 한쪽에 있지 않습니다. 아이의 발달에는 두 가지 놀이가 모두 중요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입니다.
혼자 놀이 – 독립성과 자기조절의 씨앗
아이가 혼자서 놀이하는 시간은 스스로 놀잇감을 선택하고,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흥미로운 이야기와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어 가는 자기 주도적 활동입니다.
단순히 ‘혼자 놀이’가 아닌, 아이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각에 몰입하고, 스스로 놀이 안에서 실수와 성공을 경험하며 성장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블록을 쌓으며 어떻게 만들 것인지 구조를 고민하고, 인형과 대화를 나누며 상황에 맞는 이야기를 하면서 역할극을 만들어 가는 동안 아이는 혼자 결정하고, 판단하며, 그 판단이 실패라고 하더라도 다시 시도하는 힘을 키워갑니다.
이러한 놀이의 반복은 자기조절력과 창의력, 문제 해결력을 높이고, 결국 독립적인 아이로 성장하는 발판이 됩니다.
부모 참여 놀이 – 애착과 상호작용의 뿌리
반면, 부모가 함께하는 놀이는 아이에게 가장 따뜻한 순간을 제공하는 시간이 됩니다. 함께 웃고, 눈을 맞추고, 감정을 나누며 하는 놀이는 단순한 ‘시간 보내기’가 아니라 아이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성 발달에 깊은 영향을 줍니다.
특히 유아기에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관심과 반응은 아이가 ‘세상은 안전해’라는 신뢰감을 마련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함께 블록을 쌓으며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라고 부모가 제안하거나, 그림을 보며 “이건 무슨 이야기일까?”라고 부모가 질문하면, 아이는 질문이나 제안에 대해서 사고하고 답을 하며 언어 능력과 논리력도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의 놀이 속에서 아이는 감정 조절, 협력, 기다림 같은 사회적 규칙도 배우게 됩니다. 이런 배움은 또래 관계의 기초가 되며, 이후 유치원이나 학교 생활의 적응력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놀이가 만드는 건강한 성장
혼자 놀이와 부모 놀이, 둘 중 어느 것이 더 좋다고 고집하거나 고를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늘 말씀드리다시피 중요한 건 이 두 가지를 상황에 따라 잘 조절하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혼자 몰입할 시간이 필요할 때는 간섭하지 말고 지켜봐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아이가 함께하고 싶어할 때는 마음을 열고 즐겁게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균형이란, 매일 정해진 시간을 쪼개서 모두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기분과 필요를 시시각각 관찰하며 어떤 활동이 주어져야 하는지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입니다.
부모가 계속 옆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필요할 때 언제든 “기댈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아이에게 생길 때, 아이는 더 안정감 있게 자라고,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탐험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작은 질문
지금 이 순간, 우리 아이는 어떤 놀이를 원하고 있을까요?
스스로 상상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시간일까요? 아니면, 나와 눈을 마주치고 웃으며 감정을 나누고 싶은 시간일까요?
정답은 아이의 하루 속에 있고, 그 순간을 함께 바라봐 주는 부모의 마음 안에 있습니다.
놀이에는 정답이 없지만, 아이의 마음을 읽는 시도는 언제나 옳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