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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각 예민한 아이, 꼭 참고 넘어가야 하나요?

by 개굴09 2025. 6. 20.

유치원 전의 아이들과 함께 문화센터를 가면 주로 탐색활동을 많이 합니다. 특히 다양한 촉감을 만져보고 느껴보고 탐색하는 활동들이 주를 이룹니다. 저희 첫째는 코로나로 인해 이 시기에 문화센터를 많이 못 다녔고, 둘째는 이러한 감각놀이를 너무 좋아해서 정기적으로 다니기도 하고 일일활동도 많이 참여해 보았습니다. 이런 수업 때마다 다양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만 지를 너무 싫어해서 울고 있거나 처음에는 두려워서 바라만 보다가 끝나갈 때쯤에는 신나게 탐색하는 아이들 저희 아이처럼 처음부터 풍덩 빠져들어 신나게 탐색하는 아이들. 그 뒤에는 또 다양한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아이가 천천히 다가갈 수 있도록 기다리고 조금씩 접해주는 분들, 하지 않는다고 운다고 표정이 지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분들, 조금이라도 경험하게 해 주려고 억지로 노출시켜 주는 분들.

어떤 아이가 그리고 어떤 부모가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마다 여러가지 감각을 받아들이고 해석해 내는 내면이 다르고 부모님들도 성격과 아이의 그런 행동에 대해 받아들이는 내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촉각이 예민한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나타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제 부모님들이 가지고 계셨던 의문들을 바탕으로 적어보았습니다.

 

Q1. 아이가 옷 태그만 닿아도 짜증을 내고, 양말도 매번 다시 신으려고 해요. 너무 예민한 걸까요?

A. 이런 경우, '촉각 방어 반응(Tactile Defensiveness)'이라고 부릅니다. 정상 발달의 일부일 수도 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예민한 경우에는 감각처리의 어려움으로 보아야 합니다. 특히 옷 태그, 양말의 재질, 모래나 흙을 만지는 것을 회피하거나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인다면 단순한 예민함이 아닌 촉각 체계의 과민 반응일 수 있습니다. 방치하면 식사, 놀이, 또래 관계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조기 개입이 중요합니다.

Q2. 아직 어린데, 크면서 자연스럽게 괜찮아지지 않을까요?

A. 일부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감각 체계가 안정되어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특정 촉감에 대한 불쾌 경험이 반복되면, 오히려 감각 회피가 강화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끄러운 음식에 대한 불편함이 지속되면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지 않게 되고, 이는 편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부모가 단순히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믿고 기다리기보다는, 아이의 불편을 구체적으로 관찰하고 환경을 조절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Q3. 촉각 예민 아이를 위한 일상 속 실천 방법이 있을까요?

A. 네, 다음과 같은 접근이 도움이 됩니다.

  • 감각 노출은 천천히, 단계적으로: 아이가 싫어하는 촉감을 억지로 노출시키기보다는, 좋아하거나 비교적 수용 가능한 감각부터 천천히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 딥프레셔 자극 활용: 딮프레셔는 깊은 자극이라는 뜻으로 부드러운 압박을 주는 활동입니다. 이러한 활동은 촉각 예민 아동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예: 담요 말기, 꽉 안아주기, 무게감 있는 인형 활용 등.
  • 일관된 일상 루틴: 예측 가능한 환경은 아이의 불안을 줄이고 촉각 자극에 대한 반응도 완화시킵니다. 예 : 양치하고 세수하고 머리 감고 샤워하기 등의 일관적인 루틴
  • 감각통합 활동 병행: 전문적인 감각통합 치료를 통해 아이의 신경계가 다양한 자극에 점진적으로 익숙해지도록 돕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Q4. 부모로서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A. "예민하게 굴지 마", "그 정도는 참아야지" 같은 말은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촉각 예민은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신경계의 반응 방식입니다. 아이가 느끼는 불편함을 가볍게 여기기보다는, '이 아이의 몸은 지금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는가'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오히려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다음은 촉각방어 반응의 유형별 특징과 놀이중심 개입 방법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Q5. 촉각 방어 반응도 아이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나요?

A. 네, 촉각 방어 반응은 아이마다 다르게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유형을 몇 가지로 나누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접촉 회피형: 머리 감기, 손발 닦기, 세수나 양치 등 신체 접촉이 필요한 일상 활동을 강하게 거부합니다. 특히 부모의 손길조차 불편하게 여겨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의류 민감형: 태그, 재질, 고무 밴드, 심지어 양말의 솔기까지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특정 옷만 입으려 하거나 옷을 자주 갈아입으려는 행동이 나타납니다.
  • 촉감 거부형: 진흙, 모래, 물감 등 다양한 질감의 물체를 만지는 것을 피합니다. 미술 시간이나 바깥놀이에서 자신을 소외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단순히 기호의 문제라기보다는 ‘감각의 과부하’로 인한 방어 반응입니다. 불편한것은 당연히 피하기 마련이듯이 아이는 불편을 피하려는 당연한 생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Q6. 그럼 아이가 조금씩 편안해질 수 있도록 도울 놀이 방법이 있을까요?

A. 촉각 방어 반응이 있는 아동을 위한 개입은 놀이를 매개로 할 때 가장 효과적입니다. 아이가 ‘안전하고 즐겁다’고 느끼는 환경 속에서 점진적으로 자극에 익숙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놀이 방법입니다.

  • 감각 탐색 상자 만들기: 쌀, 콩, 구슬, 스펀지, 면사 등 다양한 촉감을 담은 상자를 만들고 아이가 손을 넣어보게 합니다. 처음엔 눈으로 보기만 해도 괜찮습니다.
  • 폼클레이나 슬라임 놀이: 손에 묻어나는 감각을 단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놀이입니다. 거부감이 있는 경우 장갑을 끼고 시작해도 좋습니다.
  • 딥프레셔 게임: 아이를 이불로 돌돌 말아주거나, 쿠션을 이용해 살짝 눌러주는 ‘샌드위치 놀이’는 촉각 안정화에 효과적입니다.
  • 손 마사지 놀이: 아이와 마주 앉아 크림이나 로션을 이용해 손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며 감각 자극을 익숙하게 해줍니다. 동요를 틀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시도해 보세요.

Q7. 언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까요?

A.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감각통합치료사나 소아작업치료사의 평가를 권장합니다.

  • 촉각 자극에 대한 반응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한 경우
  •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또래 활동에 참여하지 못할 정도로 예민한 경우
  • 감각 예민함 외에도 운동 협응, 주의력, 식사 거부 등 복합적인 어려움이 동반되는 경우

전문가는 놀이를 통한 평가와 치료를 통해 아이의 감각 처리 특성을 파악하고, 맞춤형 개입 전략을 수립합니다. 조기 개입은 아이의 삶의 질은 물론, 가족의 일상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촉각은 우리가 외부 세계를 탐색해 나가는 첫 과정이고 아이가 세상은 인식하는 방법입니다. 아이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불편함을 견디게 하는 것’보다 ‘편안함 느끼기’가 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고 파악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글이 촉각 예민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께 작지만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