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다 보면 ‘아기가 잘 크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됩니다. 특히 또래 아이와 비교하면서 늦어지는 발달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신체 발달, 그중에서도 대근육 발달은 아이의 성장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계속해서 강조해왔듯이 대근육 발달이 이루어져야 이것을 바탕으로 복합적인 발달요소를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점점 주목받고 있는 유럽식 아기 운동법이 있습니다. 자연과 체험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그 특징입니다. 오늘은 대근육, 자연, 체험 세 가지 키워드로 유럽식 아기 운동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1. 대근육 중심, 억지로 가르치지 않는 방식
유럽식 아기 운동법에서는 아기의 대근육 발달을 인위적으로 가르치거나 훈련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독일의 ‘운동보육(Motorik-Kita)’ 시스템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아기의 발달 단계에 맞춰 자연스럽게 움직임을 시도하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생후 6개월부터 ‘플로어 플레이(floor play)’라고 해서 매트 위에 아기를 눕혀두고 스스로 배밀이, 기기, 일어서기를 시도하도록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부모나 교사가 억지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것. 아기의 호기심과 본능을 존중하며, 무릎 보호대나 기구 사용도 최소화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자율적 움직임은 아기의 균형감각, 근육 협응력, 자기 조절 능력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출처: European Early Childhood Education Research Journal, 2022). 혹시 우리아이가 왜 배밀이를 안하지 기기를 안하지 하는 걱정으로 훈련하듯 가르치는 행동을 하고 계신가요? 아이들의 발달은 저마다의 시기가 있습니다. 조금 늦어진다고 해서 아이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보육 시스템처럼 아기가 스스로 움직임을 시도할 수 있는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 조성을 먼저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2. 자연 속에서 키우는 신체 감각
유럽식 육아에서는 자연 환경 활용이 필수입니다. 특히 북유럽 국가들은 ‘바깥놀이(friluftsliv)’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노르웨이, 핀란드에서는 유치원부터 ‘야외 교육(forest school)’을 시행하며, 영아기 아기들 역시 숲에서 기는 연습, 풀밭에서 걷기, 나뭇가지 잡기 등을 자연스럽게 배웁니다.
자연에서 움직이면 인위적인 실내 환경보다 다양한 감각 자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흙, 거친 돌, 미끄러운 나뭇잎 등이 아기의 발바닥 감각을 자극해 전정감각과 고유수용감각 발달을 돕습니다. 2023년 스웨덴 아동체육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자연에서 걷기와 기기를 경험한 아기들은 인도어 체육 프로그램만 받은 아기들보다 하체 근력과 균형 감각 지표가 평균 18% 더 높았습니다. 제가 숲놀이터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자연에서 다양한 감각자극의 경험은 대근육 발달과 함께 필요한 감각을 수용하고 적절하게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밖에서의 활동이 위험하다고 시도하지 않으신다면 아이의 긍정적인 발달을 제한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갖게 하고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보시길 바랍니다.
3. 체험 중심: 부모와 함께, 억지 없이
유럽식 아기 운동법은 ‘체험 중심’을 강조합니다. 부모가 아기와 함께 움직이는 시간을 가지되, 수업처럼 시키는 것이 아니라 놀이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서는 ‘피크닉 놀이’를 자주 활용합니다. 공원에서 가족이 돗자리를 펴고 음식을 먹으면서 아기는 주변에서 기고 걷고, 작은 공을 던지고 주우며 대근육을 사용하게 됩니다. 또 오스트리아에서는 ‘유모차 없는 산책(no-stroller walk)’ 문화가 있습니다. 1세 이후 아기는 가능한 한 유모차 없이 부모와 함께 걷는 것을 장려하는데, 이는 하체 근력과 지구력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유럽에서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험하며 신체를 쓰는 기회를 많이 줍니다.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두가지 활동 우리는 잘 적용하고 계신가요? 사소하지만 우리 아이가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 특징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무리한 조기교육보다 아이의 자율성과 호기심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결론: 따라하기 어렵지 않은 유럽식 아기 운동법
우리나라에서도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나 공원에서 이러한 유럽식 방식을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바닥에 돗자리를 펴두고 아기를 마음껏 기어다니게 하거나, 유모차 대신 가벼운 신발을 신고 걷는 연습을 시켜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중요한 것은 ‘억지로 가르치려 하지 않는 것’과 ‘아기 스스로 움직일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잘 하지 않는다고 못한다고 기회를 제공하지 않거나 금방 포기해 버리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터득할 수 있을때까지 환경을 계속해서 마련해주고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도록 부모는 즐거운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럽 부모들이 강조하는 한마디, “아이를 믿고 기다려라”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급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체험을 통해 아이의 대근육과 신체 감각을 키워주는 것, 그것이 바로 오늘 알려드린 유럽식 아기 운동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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