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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청각, 촉각만 있는 게 아니다: 일곱 가지 감각 이야기

by 개굴09 2025. 6. 18.

'감각통합'이라는 말에서 '감각'에 대해서 많은 부모님들이 흔히 떠올리는 건 시각, 청각, 촉각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 감각이 예민한 것 같아요. 혹시 시각이나 청각 때문일까요?” 라는 질문을 많이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세 가지 감각 외에도 네 가지 이상의 감각체계를 활용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전정감각과 고유수용감각은 일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곱 가지 감각이 무엇이고, 일상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질문-답변 형식으로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Q. 시각은 단순히 보는 감각 아닌가요?

A. 시각은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거리감, 움직임, 색채, 형태 등을 인지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공을 던졌을 때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알아채는 것도 시각 정보 입니다. 시각정보는 다른 감각과 함께 작동해 우리가 있는 공간을 파악하고 운동 수행시에 거리 및 위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Q. 청각은 어떻게 우리 일상에 영향을 줄까요?

A. 소리를 듣는 것 이상으로, 청각은 자극에 대해 행동표현이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갑작스러운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는 놀람 반응이 과도하여 특정한 활동 참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변 소리에 너무 둔감하다면 이름을 불러도 반응하지 않아 ‘주의력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

 

Q. 촉각은 피부에서만 느껴지는 건가요?

A. 촉각은 피부의 감각 수용기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며, 단순한 ‘차갑다’ ‘따뜻하다’ 외에도, 압력, 통증, 진동 등을 인지합니다. 아이가 새로운 옷이나 모래, 진흙 등을 거부하는 이유는 촉각 자극에 대한 민감도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촉각 경험은 정서 조절과 애착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Q. 미각과 후각도 중요한 감각인가요?

A. 물론입니다. 미각은 우리가 음식을 통해 세계를 경험하는 수단이며, 후각은 기억과 감정을 자극하는 독특한 감각입니다. 예컨대 특정 냄새를 맡았을 때 갑자기 유년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는 경험, 해보셨나요? 또는 특정한 냄새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 아이의 식습관이나 거부 반응은 단순히 입맛이 아니라 감각처리 문제일 수 있습니다.

 

Q. 전정감각은 무엇인가요?

A. 전정감각은 ‘균형 감각’ 혹은 ‘몸의 위치감각’이라고도 불립니다. 귀 안의 전정기관에서 받아들이는 정보로, 머리의 움직임과 중력 방향을 감지합니다. 아이가 그네를 탈 때 즐거워하거나 무서워하는 반응, 회전 놀이를 좋아하는 정도도 전정감각의 발달 상태와 관련이 있습니다. 전정감각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가만히 앉아 있기 어려워 계속 돌아다니거나 빙글빙글 도는 활동을 지속할 수 있고, 반대로 자꾸 쓰러지고 넘어지는 등의 일상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고유수용감각은 들어본 적이 없어요.

A. 고유수용감각(Proprioception)은 근육과 관절에서 느끼는 감각으로, ‘몸의 위치와 움직임’을 뇌에 전달합니다. 보지 않고도 내 몸이 어떻게 움직이고 몸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두운 방에서도 팔을 뻗어 스위치를 켤 수 있는 건 고유수용감각 덕분입니다. 아이가 자꾸 세게 밀거나 껴안는 행동을 반복한다면, 이 감각이 부족하거나 자극이 필요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Q. 이 모든 감각이 따로따로 작용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감각은 결코 하나만 독립적으로 작용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컵을 들고 물을 마신다는 단순한 동작도, 시각(컵 위치), 고유수용감각(손의 위치), 전정감각(머리의 움직임), 촉각(컵의 촉감), 미각(물 맛) 등 여러 감각의 통합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를 ‘감각통합’이라고 부르며,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우리 몸의 일곱가지 감각에 대해서 이해가 되었을까요?

이러한 감각에 대해서 이해하고 나면 일상에서 사람들이 모두 감각에 대해서 특정한 예민함 또는 둔감함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예민함과 둔감함을 우리는 다른 행동반응으로 스스로 조절할 수 있고 일상에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기에 주변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감각의 체계가 불균형한 아이들은 어떠한 특징을 보이는지 어떻게 하면 발달시킬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Q. 감각체계가 불균형하면 어떤 모습이 나타나나요?

A. 감각체계가 균형 있게 작동하지 않을 경우, 다양한 형태로 문제점이 나타납니다. 가장 흔한 예는 감각에 과하게 반응하거나, 반대로 반응이 너무 약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전정감각이 민감한 아이는 회전 놀이나 미끄럼틀을 극도로 피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고유수용감각에 둔감한 아이는 너무 세게 밀거나 자꾸 부딪히며, 자신의 힘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불균형은 단지 놀이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과 사회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의자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거나, 수업 중 계속 몸을 움직이려 하거나, 친구들과의 접촉을 꺼리거나 과하게 다가가는 행동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아이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감각적 자극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상태일 가능성이 큽니다.

 

Q. 감각 발달을 돕기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을까요?

A. 있습니다. 감각통합은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서서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별한 장비 없이도 충분히 도울 수 있습니다. 전정감각을 위한 대표적인 활동은 그네 타기, 구르기, 균형 잡기 놀이입니다. 고유수용감각은 무거운 물건 옮기기, 껴안기, 팔씨름 같은 활동을 통해 자극할 수 있습니다. 촉각 발달에는 다양한 질감의 물체 만져보기, 모래나 물놀이, 반죽 놀이 등이 좋습니다.

단, 아이가 불편해하거나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일 경우 무리해서 시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억지로 자극을 주면 감각에 대한 방어 반응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놀이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감각통합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어떤 때인가요?

A. 일상생활이나 사회적 관계, 학습 참여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는다면 감각통합 전문기관의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는 단순히 감각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감각정보를 스스로 통합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특히 전문가는 아이의 감각특성과 발달수준에 따라 맞춤형 전략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부모님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 큰 도움이 됩니다.


감각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과 소통하고 적응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 기반이 되는 본질입니다. 감각체계를 이해하면 아이의 행동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고, 무심코 흘려보냈던 어려움의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어른인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끔 특정 소리가 너무 거슬리거나, 균형을 잃고 어지러울 때, 이는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 감각체계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간혹 아이들의 어려움을 '문제행동'으로 바라보는 부모들, 어른들이 있습니다. 

오늘 정보 드린 '일곱가지 감각' 이 내는 소리에 아이의 행동이 어떤 신호인지 이해하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