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기의 아이들은 매일 조금씩 자라고 있습니다. 어휘가 늘어나고, 표정이 풍부해지며,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양해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혼자 놀이를 시작합니다. 이처럼 ‘놀이’는 아이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되며, 전인적 발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심심해하는 모습을 보며 부모들은 ‘미디어’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합니다. 빠르게 흥미를 끌고 조용히 만들어주는 미디어는 바쁜 일상 속에서 간편한 해결책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디어로 인한 사회적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다시금 ‘창의놀이’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습니다.
“미디어를 조금 보여줘도 괜찮을까?”
“언제, 얼마나 보여줘야 할까?”
“미디어가 창의력을 떨어뜨린다면, 창의놀이는 어떻게 해야 하지?”
미디어와 창의놀이, 둘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아이의 두뇌 발달과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장단점을 비교해보겠습니다.
1. 두뇌 발달 – 자극의 '질'이 중요하다
미디어는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화려한 색감, 빠른 움직임, 생생한 음악 등은 아이의 관심을 단숨에 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디어 콘텐츠는 일방적인 정보 전달 방식이기 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사고할 기회를 빼앗을 수 있습니다. 즉, 뇌가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반면, 창의놀이는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며 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만듭니다. 블록을 쌓고, 종이접기를 하며, 상상 속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 속에서 아이는 선택하고, 도전하며, 실패를 경험하고, 다시 시도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똑똑해진다’는 차원을 넘어서, 문제 해결력과 자기 주도성을 키우는 데 밑거름이 됩니다.
2. 집중력 – 스스로 ‘머무를 수 있는 힘’
아이들이 미디어를 볼 때 몰입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몇 초마다 화면이 전환되고, 끊임없이 캐릭터가 등장하며, 대사가 쏟아집니다. 이러한 ‘빠른 전환’은 흥미를 유도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결국 짧은 시간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습관을 들이게 됩니다.
반대로 창의놀이는 ‘빠름’이 없습니다. 아이는 놀이 속에서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결과를 상상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몰입하게 됩니다. 처음엔 5분도 채 집중하지 못할 수 있지만, 점차 그 시간이 늘어나며 ‘스스로 집중하는 능력’이 자라나게 됩니다. 이는 학령기에 접어들었을 때 학습 능력은 물론, 감정 조절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3. 장단점 – 중요한 건 ‘균형’
위 내용을 종합하면, 미디어가 무조건 나쁘고 창의놀이만이 좋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미디어는 분명 장점이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부모가 잠시 쉴 시간을 벌 수 있고, 아이에게 다양한 지식과 이야기를 접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한글, 영어, 동요, 율동 등 유익한 콘텐츠를 활용하면 언어 자극과 호기심 유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 조절이 어렵고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현실 감각이 약해지는 문제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창의놀이는 감정 표현, 상상력, 신체 활동을 자극하는 등 다방면의 발달을 돕는 뛰어난 놀이 방식입니다. 그러나 부모가 함께 참여해야 하거나 놀이 준비에 시간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아이의 성향에 따라 정적인 창의놀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바로 ‘균형’입니다. 미디어를 무조건 배제하거나, 창의놀이만 고집하는 태도는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핵심은 미디어가 아이를 주도하게 두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아이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결론 – 햇빛과 물처럼 두 가지 자극을 함께
아이의 두뇌는 싹을 틔우고 싶어하는 수많은 작은 씨앗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때로는 디지털이라는 햇살도, 때로는 상상의 물도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 영양분을 균형 있게 제공하며, 부모의 따뜻한 시선과 관심을 더한다면 아이는 건강하고 풍성하게 자라날 수 있을 것입니다.